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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늘 자연과 함께였다. 친구들과 학교가 끝나면 사슴벌레를 잡으러 다녔고, 겨울이 오면 어김없이 눈 쌓인 논두렁에서 썰매를 탔다. 볼과 손이 붉게 터도 지치는 줄 모르고 그저 신이 나 몇 번이고 언덕에 올랐다. 자연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놀이터였다. 입대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시끄러운 도심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 그곳에서 손가락을 흙에 묻고 나무껍질을 만지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밤이 오면 찾아오는 짙은 고요함. 공허를 가로지르는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와 그 위에 두껍게 쌓인 눈. 문득 나도 그것들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은 어떤 잔상으로 남아 내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이러한 기억은 자연스럽게 공존(共存)에 대한 고민으로 연결된다. 필요 이상 파괴되는 자연을 보며 나는 어쩔 수 없이 인간과 문명의 이기를 되돌아본다. 인간으로서, 동시에 자연의 한일부로서 더는 헤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숙제일 것이다. 나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공존의 형태를 가장 가까운 존재로부터 찾고자 한다. 동물은 오랜 시간 인간과 밀접하게 공존하는 존재로 언급되었다. 다양한 논의들은 잠시 뒤로하고 나는 그저 나와 우리의 개를 바라본다. 인간보다 약간 높은 체온으로 내게 등과 궁둥이를 붙이는 존재. 내가 집으로 돌아오면 누구보다 기뻐하며 반기는 존재. 푸른 들판을 뛰어노는 것을 좋아하고, 씻는 건 좀 싫어하는 그런 존재를 남들보다 좀 더 오래 바라보노라면 나는 그들이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인간이 SNS를 하는 것처럼 개도 전봇대에 마킹을 하면서 그들만의 언어로 소통한다. 여러 장난감 중에 유독 아끼는 애착 인형이 있고, 여러 사람 틈에서 가족만큼은 누구보다 빠르게 알아차린다. 이런 순간들을 마주할 때, 나는 우리가 공존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그러나 이런 행복한 모습을 보며 차마 무시할 수 없는 감정이 드는 것은 내가 보고 느낀 이 행복한 광경이 전부가 아님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릴 적에 본 참혹한 광경은 지울 수 없는 기억으로 내 안에 깊이 남아, 인간의 욕심으로 고통받는 동물과 자연이 존재함을 끊임없이 연상시킨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파괴하는 중심에 인간이 있다는 것은 큰 모순으로 다가온다. 결국, 우리도 그 속에 살아가는 자연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손으로 우리가 설 곳을 무너뜨리는 지금에서 벗어나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는 것이, 앞으로 해내야 할 숙제일 것이다.